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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1로 랭커 까지-78화 (79/117)

<-- 널 찾아 헤메고 있어 -->

78화

"혹시, 유희한테도 뭔가가 있는 건가요?"

"유희? 아아, 뮤즈를 만났구나"

"뮤즈...라뇨?"

"에렌은 자신이 깨우친 능력들을 하나의 예술로 보았지. 늘 자신에게 영감을 줄 뮤즈를 찾고 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서포터를 넣어준거야. 캐릭터 생성 후 너와 일정시간 이상 같이 여행했을 때 선택되었지"

수아가 아닌 유희가 선택된 이유는, 유희가 무인도에서 먼저 있었기 때문이려나.

"그녀한테도 특별한 스킬 같은 걸 준 건가요?"

"스킬이라기보단, 스킬레벨을 올리는데 필요한 숙련도를 대폭 낮춰줬지. 서포트 스킬은 습득제한을 전부 풀어줬고"

"그래서 그때 부활을 쓸수가 있었던 거구나"

어째 나보다 더 좋은 거 같다.

"플레이스타일을 보면 솔로레이드를 즐기는 것 같지만, 앞으로 그게 점점 힘들어질거란 건 알고 있겠지. 항상 옆에 있는 뮤즈를 잘 활용하라고"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안돼요"

"응?"

잠시 잊고 있었다.

게임에 돌아갈 수 없는 이유와, 돌아간다 하더라도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없는 이유를.

"이사오는 바람에 캡슐에 있던 데이터는 전부 날라갔고, 유희는 캣츠가 잡아갔어요"

"무슨...! 말도 안돼, 캣츠 소속 NPC는 뮤즈에게 직접적으로 손대지 못하도록 코딩되어 있는데?"

"일반 유저를 고용한거 같더군요. 그 녀석들이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까"

"그런 건가. 자신들이 수행할 수 없는 행동을 그런 식으로 우회하다니"

"그냥 넘어갈 게 아니잖아요! 이젠 게임에 들어갈 수도 없다고..."

누나에게 솔깃해서 여기까지 오기는 했지만, 사실 전혀 의미 없는 일이었다.

그때.

"뮤즈를 잃어버렸으면 찾으면 되지. 왜 걱정하는거야?"

"워랜드가 얼마나 넓은데, 그게 쉬운줄 아세요? 납치당했으면 웬만해선 접속 안할테고, 무엇보다 캐릭터 데이터도 날아가 있는데"

"아까부터 무슨 개소리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 계정데이터는 아무데도 안 갔다고"

"...네?"

"계정 생성했을때부터 네 데이터는 캡슐저장이 아니라 온라인등록이었어. 이미 서버에 안전하게 저장되어 있다고"

"...! 진짜요? 농담하는 거 아니죠?"

"내가 뭐 좋다고 너한테 뻥을 치겠냐"

어느 틈에 온라인저장이 설정되엉 있었을까.

단순한 버그였든, 내가 기억 못하는 것이든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다시 그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캡슐이 없는 것 정도야 내가 어떻게든 해줄 수 있지만, 뮤즈를 잃은 건 내 과실이기도 하니 추가로 선물을 하나 더 줄게"

그러더니, 정찬호는 서랍에서 다른 USB를 꺼내 내게 건넸다.

새끼손가락만한 작은 USB였다.

"이건?"

"2.0 패치 때 적용하려고 하는 '각성모드'. 일단은 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었어. 접속할때 캡슐단자에 꽂아"

"그 다음에는요?"

"게임 접속 이전에 개발자 콘솔 들어가서 'FPEM IDN' 치면 알아서 네 계정에 설치해 줄거야. 특별히 너한테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의 버프를 줬지"

"왠지 기대되네요"

혹시 실망할지도 모르니 큰 기대는 안하겠지만, 개발자 본인이 느끼기에도 심할 정도의 버프라니.

"혹시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요?"

"아까전 질문이 중요했던 만큼 3개나 까였지만, 아직 하나 남았으니까. 뭔데?"

"스킬 레벨 상승 메세지 말인데요. 설정에서 알림받기를 켜놨는데도 메세지가 뜰 때도 있고 안 뜰 때도 있더라구요. 그건 왜 그래요?"

그는 질문이 고작 그거냐는 피식 웃으며 흔쾌히 대답해주었다.

"그건 이 글 쓰는 새끼가 귀찮아서 그래"

"아아..."

말도 안되는 논리같긴 한데, 뭔가 납득이 된다.

"꽤 괜찮았지? 이 정도면 질문은 전부 해결됐을 거라 보는데"

"네. 굉장하던데요"

이런 걸 컴퓨터 앞에 앉아서 10분만에 만들어냈다니, 대체 이사람 얼마나 대단한거야.

그 후 정찬호는 밑으로 내려가려는 나를 배웅해주었고, 그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 밖으로 향했다.

'나중에 또 보자고'

내 손엔 그에게 받은 USB가 쥐어져 있다.

"왔어? 생각보다 일찍끝났네"

"세 시간은 있었는데 뭐, 하루종일 현장학습처럼 있을 거라고 생각한거야?"

"응? 세 시간이라니? 너 50분 정도 밖에 안 있었는데"

아아 맞다, 거기서도 캡슐에서 있었지.

"아, 아니. 시간 감각이 좀 묘해져서 말이야. 어쨌든, 빨리 집으로 돌아가자"

*         *         *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정찬호도 곧 새 캡슐을 구해주겠다고 해준 상태.

몇 천만원에 달하는 기기를 마음대로 받아도 되는건가 싶었지만, 전혀 걱정 말랜다.

거기다가 프로토타입이라고 하는 USB까지 선물 받았으니.

"각성모드...라고 했던가"

대충 어떤 능력일지 생각은 되지만, 과연 어느 정도의 능력일까.

캡슐을 받아 직접 설치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오려면 꽤 걸릴텐데, 캡슐방 같은데라도 찾아다녀 볼까"

게임 내에서의 시간이랑 기본적인 캡슐비 등등 여러가지 때문에 가격이 굉장히 비싸지만, 그래도 한 시간 쯤은 가봐도 되겠지.

말이 한시간이라고 해도 그렇지 현실에선 네 시간이다.

보통 시간날때 15분 정도 끊는 게 대부분이라던데. 뭐, 예전에도 할게 없었던 나는 현실시간으로 몇 시간씩 끊었었지만.

"누나, 나 잠깐 밖에 다녀올게!"

"무슨 일 있어? 웬 일로 그렇게 표정이 밝냐"

"아들, 어디가?"

"그냥 잠깐 서울 구경좀 하고 오게!"

괜히 사실대로 말했다간 아버지나 그런 사람이 극구 말릴테니 적당히 둘러대고 나왔다.

역시 수도인 만큼 사람이 많구나.

수많은 고층건물과 상가들 그리고 사람들이 거리를 북적이게 하고 있었다.

"캡슐방... 캡슐방이 어디 있으려나..."

워랜드의 세계적인 인기 덕분에 PC방은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지 오래였고, 그 자리는 캡슐방들이 메우고 있었다.

어디를 가볼까.

일단 무조건 자리많고 서비스 좋은데가 괜찮겠지. 가격도 싸면 좋고.

잠깐 고민한 끝에 나는 제일 가까이 있는 건물 4층의 캡슐방을 선택했다.

건물 자체도 넓어보이고, 거기다가 이유는 모르겠는데 약간 익숙한거 같아서.

"서울 캡슐방은 많이 다르겠지? 아냐, 생각보다 은근 아무것도 없을 지도"

아무리 촌구석이었다 하더라도 아저씨네 캡슐방 만큼은 시설이 잘되어 있는 편이었다.

의미는 없지만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져 있었고, 시골치곤 꽤 좋았지.

약간의 기대를 품으며 건물 엘레베이터에 들어가 4층을 눌렀다.

층 전체를 임대한 건지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계산하는 아저씨가 있는 데스크가 있었다.

그런데...

"아 씨ㅂ..! 깜짝야! 아저씨???!"

"에에?!! 현우냐?"

왜 그 아저씨가 여기있는건데?!

========== 작품 후기 ==========

어제는 피곤해서 예약연재를 올려두고 일찍 자려고 했는데... 에약템 구매만 해놓고 정작 연재예약을 안했더라구요! 저도 오늘 업로드하려다가 방금 알았는지라, 어제는 반강제적으로 휴재가 되어버렸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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