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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유희 님의 기적 주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
기적 주문이라고?
여기서 '부활이 저렇게 간단하게 쓸 수 있는 스킬인거야?'라고 의문이 드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나마 대답을 해주자면, 나한테 묻지마.
지금 나도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대체 유희가 어느 세월에 부활을?
"빨리 끝내세요!"
"...으, 응! 알겠어!"
일단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나중에 물어보지 뭐!
방금 전의 전투로 확실히 알았다.
이 오크들을 계속 잡아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이곳을 지나가려면 맨 뒤에 있는 저 장로 녀석을 죽여야 했다.
다행히 스택이 꽤 쌓여있어서 부활시간동안에도 아직 남아있었다.
"취익! 인간, 다시 살아났다! 취익"
"다시 잡으면 된다. 취익"
"취익! 잡아라!"
그래봤자 너희들은 이미 내 관심 밖이라고.
몰려오는 오크 무리를 가볍게 무시한 뒤, 곧바로 맨 뒤쪽으로 달려갔다.
역시 장로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
"취익! 마, 막아라!"
"응 안돼"
자유 이동기인 그림자도약이 있는 지금 무작정 앞을 막아봐야 무소용이었다.
그림자 도약으로 오크들을 전부 통과한뒤, 바로 달려가 장로를 베었다.
"취이이이ㅣㄱ...!"
"깼다"
오크들을 소환하던 장로가 죽자, 주변의 오크들도 전부 사라졌다.
[미니던전 : 오크 소굴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미니던전이라니.
던전안에 또다른 던전이었던 거냐.
"어휴, 힘들었다. 그나저나 유희 넌 그런 스킬 언제 배운거야?"
오크들도 전부 잡았겠다, 이젠 물어봐도 되겠지.
"그, 그냥 남는시간에... 혹시 이런 일이 생길까봐서요"
"그런 식으로 배울 수 있는 스킬이 아니라는 거 알잖아. 애초에 직업 보정치 때문에 제한되었을텐데"
요리 스킬의 숙련도는 노가다만 했다고 하니 간신히 이해해준다해도, 이건 안된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현우 님 죽었을 때 필요할 것 같아서 찾아보다가, 어쩌다보니 주문서를 찾아서 배울 수 있더라고요"
"제한 메세지 같은 거 하나도 안 나타났어?"
"네. 그냥 배워지던데요"
[해당 사용자가 배울 수 없는 스킬입니다]
마법사/성직자 외의 다른 직업을 가진 유저가 고위 마법이나 주문을 배우려 할 때 나타나야하는 메세지이다.
기본적으로 요리사인 유희에겐 당연히 떴어야 할텐데...
"뭐 상관없겠지! 가자!"
지금은 미로를 클리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일단 이렇게 미니던전도 클리어했으니, 보스방까지 고속도로가 뚫렸기를 바래야지.
* * *
"흐아암, 피곤한데 오늘은 이쯤에서 쉴까?"
"네! 저도 막 지치려던 참이었어요"
이제 정말 보스방이 다 와간다.
아마 내일 중으로 도착하지 않을까 싶었다.
만약 녀석들이 먼저 클리어했다면 자동으로 던전에서 튕겼을테니 아직은 시간이 있는것 같네.
"좋아. 이렇게만 한다면 우리가 더 먼저 갈지도 모르겠어"
"일단 배고프니까 저녁부터 먹어요!"
유희가 가방에서 샌드위치를 꺼냈다.
"미리 재료를 충분히 사놓길 잘했다. 맨날 이렇게 맛있는것도 먹을 수 있구..."
[숙련된 요리사의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피로가 견딜만해집니다]
[포만감이 최대치입니다]
"맛있다!"
솔직히 지금까지 살면서 맛있는 걸 먹어본 적이 별로 없다.
어릴땐 유통기한이고 뭐고 냉장고에 있는거 아무거나 꺼내서 섞은 유모의 비빔밥만 오지게 먹었었고, 학교 들어가선 급식충이었지.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내게 음식이란 미각을 행복하게하기 위해서라기보단 그냥 살아남기 위해서였던것 같다.
"그래도 이거, 진짜 맛있단 말야"
"히힛, 그나저나 현우님. 요즘은 거의 계속 접속해있으시네요? 저처럼 수면로그아웃이라도 하시지"
"그게... 요즘 긴장해있다보니까 로그아웃을 안하게 되더라고. 던전 안이다보니 무작정 로그아웃하는 것도 안심이 안된다고 할까나"
"헤에, 그럼 던전 들어와서 한번도 로그아웃을 안하신거에요?"
"음, 그렇게 되겠네"
딱히 할것도 없었고 최대 연속 접속시간 까지는 아직 반 정도 남았으니, 아마도 던전에 있을 동안은 계속 있을 것이다.
"좀 쉬세요. 수면모드로 로그아웃하시면 제가 지켜드릴게요"
"괜찮아. 너나 가서 쉬어"
"헤에. 그럼 저도 로그아웃 안할래요. 현우 님만 남겨두고 혼자 쉬려니까 찝찝해요"
"너도 던전에서 자려고? 썩 좋진 않을텐데... 마음대로 해라"
굳이 자기가 그러겠다는데 내가 말릴 권리는 없다.
"저 이제 잘게요. 현우 님도 잘자요"
"으, 응... 너도..."
큰 텐트 안에 침낭을 서로 마주보게 설치한뒤 누워있는 우리.
유희는 금세 잠들었다.
깨어있을 동안 많이 지쳤는지 소리도 없이 새근새근 잔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가만히 누워서 얼굴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네.
군대 갔다온 새끼가 여고생 나이 애한테 뭔 개소린지 싶어도 유희는 굉장히 예쁜 편이었다.
두근두근.
"아 시발 나 지금 뭐라는거야!"
어찌나 크게 소리를 질렀는지 하마터면 그녀를 깨울 뻔 했다.
"이크"
괜히 자고 있는 애를 깨우면 안되지.
나도 이젠 정말 자야한다.
계속 이러고 있다간 정말 불면증 걸릴 것 같단 말야...
사실 요즘 정말 잠이 줄어든 건 사실이었다.
현실에서 침대에 누우면 몇시간동안은 잠이 안 온다.
피곤하긴 한데 잠이 안와. 슬슬 미쳐버릴 지경이다.
"이런 잡생각이 드는 영향도 있으려나. 아, 진짜 잘거라고"
계속 이렇게 떠들고 있다간 조용히 자고 있는 유희에게도 민폐겠지.
깨어있더라도 최소한 조용히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눈을 꼬옥 감았다.
이러니까 살짝 졸린것 같기도 하고... 흐아아암.
* * *
터벅터벅.
"으으...?"
대충 새벽 정도 되었으려나.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
뭐지, 잘못 들은건가?
몬스터 무리가 여기에 와 있을리는 없고, 혹시 지금 구조가 바뀌고 있는 건가.
아니. 그런 거라면 이거보다 훨씬 더 큰 소음이 나야 했다.
지금 이건 분명 사람 발소리다.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지금 이 던전 안에 있는 유저는 우리와 캣츠 일행 밖에...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텐트 너머로 살짝 바깥을 봤는데...
"...!"
날을 번뜩 세운 단검을 양손에 쥐고 있는 무리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요즘 몸이 말을 안듣습니다 ㅠ 자도자도 피곤하고 감기기운도 있는것 같네여. 연재주기에는 지장이 없을것 같지만, 좀 있으면 개학인데 어떡하지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