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격력 1로 랭커 까지-49화 (50/117)

<-- 환상(幻想)의 세계로! -->

49화

어제 카지노에 갔다 영혼분리를 경험하고 차비를 받을 뻔 했던 일 뒤로, 우린 당분간 그곳을 찾지 않기로 결심했다.

도박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여러분.

"그렇다고 여기 조사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떡하죠?"

"카지노 말고 주변의 다른 곳을 먼저 조사해보는 게 어떨까요? 무역 센터나 그런 곳들을 돌아다니면 단서를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음...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미리 단서를 획득해 카지노에 들어간다면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도박장에 다시 빠질 위험도 줄어들 테고.

"그럼 일단, 카지노 건물 주변에 있는 항구와 무역 센터를 중심으로 조사해봐요. 거기서 단서를 얻으면 카지노에 대한 비밀을 쉽게 알아낼 수 있을거에요"

"네"

"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

이미 해는 떨어졌고, 우리는 근처 여관을 잡아 쉬고 있었다.

건축가가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이 넓은 방에 침대가 하나 뿐이어서 나는 바닥에 드러누워 잤다.

아니 정학히 말하면, 바닥에 드러누워서 접속을 종료했다.

아무리 겜창이어도 잠은 현실에서 자야지.

*         *         *

다음날 나는 오전 6시쯤 일어나 워랜드에 재접속했다.

꽤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게임 속에선 대낮이었다.

"오셨어요?"

내가 돌아왔을 때 유희 씨는 이미 접속중이었다.

생각보다 일찍 들어오셨네.

"유희 씨, 어제 언제쯤에 접속 끄셨어요? 설마 밤 내내 접속하고 계셨던 건 아니시죠?"

"당연히 아니죠. 현우 님 종료하고 1분 정도 있다가 껐어요. 오늘 돌아다니다가 최대시간 때문에 튕기면 안되잖아요"

다행이네.

"그럼, 바로 나가볼까요?"

아침 같은 건 가볍게 거른 채 우리는 바로 거리로 나갔다.

역시 보이는 거라곤 항구와 무역센터, 카지노 뿐이다.

자연스럽게 카지노에 눈이...

아니다 이 악마야!

"항구 주변 부터 둘러보죠"

아무리 도박의 도시라고 알려져 있다해도 테클라 시티는 엄연한 무역도시.

무역센터는 경비가 삼엄하니 우선 여러 사람들이 오고 갈 항구부터 조사해볼 셈이었다.

"확실히 여기도 사람이 많긴 많네요"

관광사업이 목적인 듯한 일부 해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해안가가 항구와 배로 가득차 있었다.

사람들과 여러 내용물을 알수 없는 상자들이 오가고, 가끔씩은 갑판 위에서 즉석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좋아.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면 확실히 꼬리를 감추기 힘들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아무것도 없잖아..."

이 북적이고 소란스러운 곳에서 수상한 낌새라곤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냥 평범한 항구같다.

"이럴리가 없는데. 대체 어떻게 감춘거지?"

근데 막상 생각해보니, 처음 여기를 조사하러 왔을 때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단서가 나올 것 같고 그걸 가지고 뭘 어떻게 할지 전혀 예상이 없었던 것이다.

그냥 찾아보면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왔었다.

"역시, 이런 데선 찾을 수 없는건가..."

하긴 지난 번 시설들도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지.

설원이나 숲속, 정글이다 보니 아무것도 없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지만.

하필이면 여긴 또 도시 한복판이다보니 직접적으로 시설이 보이지도 않고.

으아아! 어쩌지?

그러나 그 순간.

끝쪽의 빈 항에 새로운 작은 배 한척이 들어오고 있다.

항구에 배가 들어오는 게 뭐가 그리 이상하냐 싶겠지만, 그 배는 나에게 너무나도 낯이 익은 배였다.

지금까지 내가 타본 배는 단 한척 뿐.

무인도에 갔을 때 강제로 끌려갔던 배불뚝이 상인 새끼의 배 뿐이었다.

"유희 씨, 저 배..."

"...!"

그녀도 깜짝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나와 저 배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저 녀석들도 이번 일에 연관이 있을수도..."

애초에 남향왕국에서 날 찾아왔던 것도 저 녀석들 때문이었다.

그때 국왕이 뭐라고 했었지?

쥐새끼처럼 자기네 차원석을 훔쳐가던 밀수꾼들...이라고 했던가.

무인도에서 뿐만이 아니라 그쪽에서까지 차원석을 털어간 것이다.

그렇게 전국각지에서 차원석을 털어서 결국 여기로 가져오는 건가보네.

그때 쯤 배는 항구에 정박했고, 나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예전이랑 전혀 변함이 없는 뱃살을 출렁거리며 배에서 내려오는 그 상인 새끼를.

어느정도 거리가 있어 대화는 들리지 않았지만, 기분 나쁘게 씨익 웃고 있는 녀석의 얼굴은 벌써부터 한대 치고 싶을 정도였다.

"일단, 저 녀석을 계속 따라가보도록 하죠"

"네. 좋아요"

우리는 몸을 푹 수그린 채 벽에 바짝 기대어 상인 일행을 쫓아갔다.

경호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이 다섯 명 정도 있었다.

저녀석, 아직도 PK이려나?

상인 일행들은 한참 길을 걷더니, 우리가 묵었던 여관을 지나 어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어제 내가 갔었던 그 카지노였다.

"제길, 왜 하필 여기를 들어가... 밖에 나올때까지 기다릴까요?"

"그래도 조사는 해야죠. 대신 한눈 팔지 말고 상인한테만 집중하도록 해요"

다행히도 유희 씨는 저 안에 다시 들어가는 것에 있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근데 갑자기 생각났는데, 처음에 여기 온다고 했을 때 제일 좋아했던 거 유희 씨 아니었나?

*          *         *

카지노 안에 들어와서도 상인은 딱히 수상한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다.

그저 카운터에서 칩을 구입하고, 구석 테이블에 앉아 게임을 즐겼다.

유일하게 이상한 것은, 만나는 직원마다 모두 그에게 고개를 꾸벅 숙인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직원이 아닌 몇몇 사람들까지도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놈이라고 저러는 거지?

우린 조금 더 가까이 붙어서 상황을 살피기로 하고는, 물을 떠와 마시며 바로 뒷 테이블에 앉았다.

"힛(HIT)."

"난 이쯤에서 스탠드(STAND)."

"젠장, 난 시작부터 낙오구만"

10분동안 뒤에서 상황을 몰래 살펴보고 있자면...

정말 아무것도 없다.

딜러를 포함한 4~5명 정도의 사람들이 블랙잭을 하고 있는 듯 한데, 게임에 관련된 용어 빼고는 전혀 수상한 것이 없다.

"하하! 드디어 나왔구만. 에이스 한 장에 킹(K)일세. 블랙 잭!"

"미친, 난 지금껏 한 번도 안 나왔는데, 여기서 몇 판하자 마자 저게 나온다고?"

"너 이자식, 무슨 속임수를 쓴 거야?!"

"워워 진정하게. 신성한 카지노에서 내가 감히 무슨 속임수를 쓰겠나?"

아무래도 대화내용을 보아 상인이 크게 딴 듯 하다.

역시 도박장에서도 밥맛이구나.

"그럼 난 이만. 선약이 있어서"

상인은 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창 사람들이 모여 있는 룰렛 쪽으로 다가갔다.

그가 룰렛 바로 앞에 서자, 갑자기 표정이 밝아진 딜러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크게 소리쳤다.

"아, 드디어 오셨군요! 저희 카지노의 주인이신 벨라 상인님이십니다!"

"무, 무슨..."

저 상인 새끼가 이 카지노의 주인이라고?

========== 작품 후기 ==========

선작/추천 꼭 눌러주세요! 한동안 후기에서 안 쓰고 있었는데 이거 쓰던 때랑 안 쓰던 때 차이가 꽤 심하더라구요... 3초면 됩니다 3초!!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