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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1로 랭커 까지-41화 (42/117)

<-- 동물들에게 자유를! -->

41화

일단, 남향왕국에 찍혀 있는 유일한 점은 어제 갔었던 그 광산임이 확실했다.

그곳에 있던 무리들은 이미 제압되었고 입구는 군대가 철저히 단속중이니 이젠 X 표시를 쳐 둬도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다음으로 선택한 곳은 동향왕국 서쪽의 밀림이었다.

네티즌들은 흔히 아마존이라 부르는 그곳.

출몰하는 몬스터들의 레벨도 높아 어느 정도 고수 들만 사냥하러 들어가는 곳이며, 저번의 그레이튼 마을 이벤트 때 나타난 몬스터들의 고향이었다.

물론 설정상으로만이지만.

사실상 지금으로선 가장 유력한 배후는 동향왕국 레버튼이다.

로드란 공성전 때의 배후는 그들이 아니라고 하고 국왕조차 그 말을 믿는 듯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난 안 믿고 있다.

거기에 이번 폐광도 동향왕국 국경 바로 코앞에 있었고, 이 지도에 가장 많은 점이 찍혀 있는 곳도 전부 동향왕국 영토이다.

그래서, 동향왕국부터 시작해볼 셈이었다.

"여기가 맞나요?"

"어디보자... 레버튼 야생공원 관리소랬으니까, 아마 여기 맞을 거에요"

동향왕국 안쪽에는 밀림이 들어가기 전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야생공원이 있다.

작고 안전한 동물들만 출입할 수 있도록 통제중이어서, 거대한 짐승한테 의문사당할 위험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만든 자연공원이다.

입구에서 들어가려면 통행료를 걷지만, 이렇게 텔레포트로 직접 들어오면 편하다.

"우와! 여기 엄청 예뻐요!"

"그러게요..."

숙박시설이 없는 크루거 국립공원같은 느낌이다.

물론 나는 크루거 국립공원은 가본 적이 없지만, 워랜드에 있는 동향왕국의 야생자연공원이라면 수도없이 가봤기에 별 감흥이 없었다.

애초에 저 안쪽까지 들어가서 사냥도 하고 나왔던 사람인 걸.

자연공원까지는 매우 평화롭다.

있는 동물이라고 해도 사슴이나 토끼, 원숭이 기타 등등과 같이 온순한 동물들이고, 육식동물은 애초에 못 들이게 한다.

"저, 현우 님..."

"안됩니다"

"전 아직 아무 말도 안했는데..."

"여기서 하루만 놀다 가자고 하실 거잖아요. 그럴 여유 없습니다"

"헤에, 어떻게 아셨지..."

아까부터 눈 풀려서 저쪽만 보고 있더만, 여기서 할 말이 그거 말고 더 있나.

그럴 여유가 없다는 건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만들어낸 핑계만은 아니었다.

승현이네는 자기들끼리 사냥하면서도 계속 날 기다리릴 거고, 최대한 빨리 끝내고 미개척지를 벗어나기 전에 합류할 생각이었다.

"어쨌든. 여기서 서쪽으로 쭉 가다보면 경계선이 나올거에요. 높은 벽이 있으니까, 그걸 넘어가면 바로 긴장하셔야합니다.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도 이르지 않아요"

"그래도 어떻게 이렇게 귀여운 동물들 사이에서 긴장을 해요..."

아무래도 많이 실망한 것 같네

"하아, 자연공원 조사 끝나고 나면 하루정도 여기서 쉬게 해드릴게요"

"와아!"

이렇게라도 해두면 되겠지 뭐.

*         *        *

크루거 국립공원까진 아니어도, 자연공원 자체의 넓이는 꽤나 넓었다.

30분 정도 걷자 우리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철조망이 나타났다.

"이, 이걸 어떻게 넘죠?"

"보통은 구멍을 찾거나 가시 데미지를 감수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저흰 좀 편하게 넘어갈겁니다"

아무리 암살자 계열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레벨이 올라가면 HP가 높아지니 그냥 가시가 박혀도 상관 않고 넘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왜 있어?

"유희 씨, 제 손 잡으세요"

"네? 갑자기 그게 무슨..."

"그런 게 아니라 넘어가야죠!"

"아, 네, 네!"

또 뭔 생각을 하는거야?

"준비하세요"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추지 못하고 있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나는 철조망 너머를 향해 그림자 도약을 시전했다.

"흐억! 바, 방금 뭐가..."

"좀 어지럽죠?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어찌됐든 이젠 밀림 안으로 들어왔으니, 정신 바짝차리셔야해요"

언제 어디서 어떤 몬스터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곳에 도착했다.

지금은 그나마 뒤에서 나올 녀석이 없기라도 하지, 앞으로는 사방을 경계하고 다녀야한다.

"저, 전 뭘 할까요?"

"제가 지도를 보고 위치를 찾아볼테니, 유희 씨는 그동안 주변을 봐주세요. 위험해보이는 게 있으면 바로 저한테 알려주시고요"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점들은 생각보다 구체적이었다.

애초에 판이 워낙 크다보니 그런지 도시 마을 하나하나 단위까지 전부 선이 구분되어 있었고, 점은 그 안에 꼭 맞게 들어가 있는 것이었다.

일단 시스템 상의 맵을 펴 지도에 나타나있는 점들에 미리 '핑'을 찍어둔 상태였기에, 현재 내 위치와 비교해 가면서 걸어갈 수 있었다.

"현우 님, 아직 멀었나요?"

"이게 아무래도 경상도 반 만한 크기의 밀림이다보니까, 그렇게 빨리 가까워지진 않네요. 생각보다 꽤 걸릴 것 같아요"

미리 사둔 에너지바를 입에 문 채 하루종일 핑을 향해 걸었지만 역시 아직 목적지에 도착하지는 못했다.

그러는 사이 해는 지기 시작했고,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밤에 돌아다니는 건 낮일때보다 훨씬 위험하니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할 게요"

그러고는 배낭에서 텐트를 꺼내 바닥에 쳤다.

거의 내 키만한 가방에 비상식량 한무더기와 텐트를 포함한 각종 생존용품을 다 싸서 다니니 군대 갔을 때 메던 군장과 무게가 비슷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저녁이 다 되어서 간신히 녀석을 내려놓자, 당장이라도 공중을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희 씨, 텐트 치는 것좀 도와주실래요?"

"아 네!"

말로는 도와달라고 했지만 사실상 나는 텐트를 칠 수 없다.

애초에 그런 종류의 작업조차 기본적인 손재주 스탯이 있어야 가능한 건데, 스탯 자체가 없으니 행동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다.

분명히 치는 방법도 알고 치려고 해도 뼈대를 맞추는 순간 그대로 텐트가 흘러내려버렸다.

사실상 도와달라는 말은 '네가 텐트 좀 쳐줘'라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가만히 있을 순 없지.

1분전에 바깥은 위험하다고 말한 것도 나지만, 지금은 인벤토리에서 롱소드를 꺼내 근처를 돌아다녔다.

빡세긴 할지 몰라도 80레벨이면 충분히 밀림의 몬스터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조금 위험하긴 해도 뭐를 먹기는 해야할거 아냐?

"자, 어디 맛있는 녀석들 좀 와 봐라"

미리 준비해두었던 도토리가루 한 움큼을 꺼내 바닥에 솔솔 뿌리자, 슬슬 주변에 도토리 냄새가 진동을 했다.

물론 멀리까진 향이 안 퍼지니, 주변에 만약 멧돼지가 있다면...

"쿠웨웨엑!"

역시, 한 놈쯤은 있을 줄 알았지.

잡는 과정은 남은 분량 상 간단하게 생략하겠다. 열심히 스택 노가다 뛰어서 잡았다.

[신선한 멧돼지 고기를 획득하셨습니다]

벌써부터 배가 부른 느낌이다.

인벤토리에 넣어 가져올 수도 있었겠지만, 굳이 직접 손에 들고 텐트로 돌아왔다.

직접 잡았다는 일종의 성취감(?)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랄까?

"오오, 벌써 하나 잡아오셨네요!"

마침 유희 씨도 요리할 불을 준비해둔 상태. 그녀는 뭐라할 틈도 없이 내가 고기를 내밀자 바로 요리를 시작했다.

일반 요리 스킬밖에 없었다면 이렇게 조리도구가 한정된 환경에서 고기를 구울 수 없었을 것이다.

즉석 요리 스킬은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불과 냄비 만으로도 최소한의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스킬.

물론 완성된 음식의 질을 따지자면 일반 요리가 훨씬 낫지만, 즉석요리라도 먹어야하는 이런 밀림 속에선 찬밥 더운 밥 가릴 신세가 아니었다.

"그래도 꽤 맛있게 됐네요"

정말, 기본 요리가 중급이라 그런지 꽤나 맛있어 보이는 멧돼지구이가 탄생했다.

"잘먹겠습니다!"

우리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저녁식사를 즐겼다.

========== 작품 후기 ==========

흐아 결국 오늘 회차가 올라갔습니다! 수고했어 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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