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격력 1로 랭커 까지-22화 (23/117)

<-- 나 방송탔어 -->

22화

"흐아아아암"

저번에 몇일동안 연속으로 게임한 뒤로, 이젠 더이상 그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었다.

아무리 내가 중독증이라고 해도 그건 정말 황천길 급행열차 타는 길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일부러라도 주기적으로 현실로 나와 휴식을 취한다.

뭐, 할것도 없어서 이리 뒹굴거리고 있긴 하지만...

"진짜 할거 없구나... 나"

게임을 안 하고 있으니 다시 게임하고 싶단 생각 빼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래! 웹진을 들어가보자!

인기게임들은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전부 웹진 사이트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건 워랜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검색 : 워랜드 웹진]

[https://warlanzin.*****.ko.cr]

웹진 사이트 중 가장 대표적인 워랜진은 인터넷 잡지라기보단 커뮤니티에 가까운 곳이었다.

가입한 유저들끼리 공략글 같은 걸 올리기도 하고, 아이템 거래나 썰풀기 등을 하기에 딱 좋은 일종의 '갤러리'인 것이다.

[Top 30 랭커가 알려주는 전사 정석 강의, 노가다부터 아이템, 시너지 2차 전직까지 다 알려준다!]

[유니크 대검 경매합니다 착용제한 200레벨 시작가격 400부터]

[드레곤 장비 풀셋 편-----안]

워랜드에서 가장 활발한 한국서버를 대표하는 커뮤니티라 그런지 이순간에도 수많은 글들이 새로 업로드 되고 있었다.

그런데...

[글튼 마을 3차 사건 총정리]

[이번 글튼 이벤트 저만 버그 걸렸나요? 기여율 0.0001% 뭔데요?]

[개발사 일 안합니까? 경험치 꿀이라 해서 참가했는데 레벨 1도 안오름]

"이거 뭔데?"

글튼 마을이라면 그레이튼 마을? 설마 이거 내 얘기야?

일단 가장 조회수가 많고 최신 글인 '글튼 마을 3차 사건 총정리'를 클릭해 보았다.

[처음엔 그냥 평범하게 이벤트 진행됐었음. 경비가 종 울리고 위로 올라가서 활쏘고 대포 쏘고 그랬지.

근데 갑자기 2차 웨이브 시작한다면서 더 쎈 몬스터들이 주르륵 나오는 거임.

다들 우왕좌왕하고 있는 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갑자기 장벽 밑으로 내려가려고 함.

미쳤냐고 다들 마리는데도 그걸 내려가더니 갑자기 그 사람이 몬스터 다 잡아줌.

그랬는데도 갑자기 또 3차 웨이브 시작한다는 거야.

뭔 개소린가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 몇 백명 더 몰려와가지고 아까 그 사람이랑 이 사람들이 3차까지 다 잡음.

증거영상 밑에 올린다 안믿는 놈들은 봐라]

게시물의 맨 밑에는 동영상 파일이 하나 올라가 있었다. 호기심에 클릭하자, 사이트에서 바로 영상이 재생되었다.

[2차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뭐, 뭐야? 갑자기 뭔데?]

[잠깐. 거기 당신 뭐하는 거에요! 미쳤어요?]

[2차가 생긴 건 저 때문입니다! 가서 해치우고 올게요]

저건 나였다.

갑자기 장벽 위의 분위기는 얼음장 처럼 차가워 졌고, 이내 몬스터들에게 달려가는 내 모습이 나타났다.

[우와 미친... 저사람 뭐야?]

[슥슥 베니까 그냥 죽는데?]

[우리도 지원사격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아서라. 한 발 쏴 봤는데 방어력 때문에 데미지 안들어가. 실수로 저 사람 쏘면 어쩌게?]

[그, 그럼 여기서 계속 이러고 있어야 되는 거야?]

장벽 위도 꽤 난장판이었구나.

하지만 내가 제일 놀란 건 다름아닌 내 모습이었다.

"저거 나 맞냐?"

문득 1렙짜리 잡몹 여우한테 대들었다가 한 대 맞고 죽었을 때가 기억난다.

재생되고 있는 영상속의 내 모습은 그랬던 나라곤 믿어지지도 않았다.

랭커들처럼 화려한 색의 이펙트 같은 건 없었지만, 저절로 시선이 고정되었다.

높은 민첩을 기반으로 빠르게 전장을 돌아다니며 베는 족족 몬스터가 죽어가는 광경.

3차 웨이브가 시작되고 도적단이 지원왔을 때도 장관이었다.

이 게시글은 3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헐 미친. 랭커냐?]

[랭킹 1위라고 해도 저정도 딜은 안나오는데. 설마 저 사람 핵임?]

[RPG게임에 무슨 핵 타령이야. 영상 주작일 수도 있는 거 아님?]

[저거 참여했던 사람들이 전부 직접 봤대잖아 빡대가리야]

[몰라 쨌든 난 못 믿음]

[당장 친추 넣으러 간다 닉 뭐였음?]

정확히 '나 때문에' 일어난 3차 웨이브 사건이 화재가 된 것은 워랜진 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핫 이슈가 있죠. 바로 '그레이튼 이벤트 3차 웨이브 사건'입니다]

[소문으로 듣기로는 한 플레이어가 벽 밖으로 내려가서, 새로 생성된 몬스터들을 말그대로 '학살'했다고 하는데요]

[대체 이번 사건의 원인이 무엇인지 관계자분을 모셔봤습니다]

VGN에서도 내 얘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아예 사건 특집까지 만들 생각인가 본데?

어쨌든 방송을 탄 소감은... 솔직히 꽤 놀랐다.

재밌고 약간 설레고, 그 뿐이었다.

저기서 내 얘기 나온다고 뭐 돈 주나?

*         *        *

"어머 야, 저기 봐봐. 저 사람, 그때 그 사람 아냐?"

"어? 맞는 거 같은데?"

역시 워랜드로 돌아오자 날 알아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래도 눈치보이긴 하나보지 대놓고 접근하진 않았다.

그 대신에, 친구 요청과 개인 메일이 허벌라게 쌓여 있었다.

[안녕하세요 현우 님, 길드 가입제안드립니다]

[명문 길드에서 초대장 보냅니다. 딜러 포지션에 후하게 대해드릴게요]

[혹시 저희 길드 가입하실 생각 있으세요?]

길드, 길드, 전부 다 그 놈의 길드에서 섭외하려고 보낸 초대장이었다.

"아니 글쎄, 난 길드 같은 거 할 생각 없다니까..."

괜히 집단 같은 거에 들어가봤자 골치만 아플 뿐이다.

골빈당은 그냥 지들끼리 내 부하 하겠다고 자처한 맹목적인 도적단이라 그냥 냅둔거고.

근데, 마지막 메일은 조금 끌린다

[혹시 저희랑 사냥 같이 하실래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보스몬스터만 집중적으로 사냥하는 파티에요. 길드는 아니고 소규모 파티인데, 저희가 요즘 딜러가 부족해요.

공격은 다 막아드리고 뒤에서 조금씩 공격만 하셔도 막타 무조건 드릴게요]

사실상 이번 사건 이후로 내가 받은 유일한 '파티 초대' 메세지였다.

내가 이거에 끌린 이유는, 그들이 제시한 사냥 코스가 내가 하려던 그것과 상당히 비슷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가야될길이라 만날 수밖에 없고, 그냥 할까?

수락했다가 이건 좀 아니다 싶으면 파티 끊으면 된다. 행여라도 낚시면 역관광 시키면 되고.

"좋아, 이거 하자."

나는 당장 답신 메일을 보냈다.

========== 작품 후기 ==========

작품투표란에서 도적단 이름 투표가 진행중입디다. 보기 말고 다른 의견 있으신 분들은 코멘트로 적어주시면 올려드릴게요! (꼭 --당 으로 할필요는 없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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