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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1로 랭커 까지-6화 (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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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으으...”

정신을 차린 뒤, 대장간의 주변으로는 거대한 구덩이가 지면까지 파여있었다.

그리고 의식이 돌아오자 무서운 속도로 나타나는 상태창.

[처치불가 몬스터 ‘거인 대장장이’를 처치하셨습니다!]

[막대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765,243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레벨이 오르셨습니다]

...

“대체 이게 다 뭐야?”

처치 불가 몬스터가 정말 시스템 상으로 처치 될 수 없는 대상을 일컫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처치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잡기가 굉장히 어려울 뿐.

그러나 처치 불가 판정이 된 몬스터를 처치할 경우엔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의 보상이 주어진다고 한다.

더럽게 어려워서 예전의 나도 해보지 못한 건데...

“그 말은, 이게 원래 잡힐 수 있는 게 아니었다는 거지?”

어쩐지 각성 이후부터 말도 안 되는 회복력이 이상하다 했다.

때리고 때려도 HP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차올랐으니…….

60타 데미지에 진동 공격까지 발동해 한 방에 끝내지 않는 이상 절대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 나에겐 엄청난 보상이 따라와 있었다.

여기 들어오기 전 내 레벨은 2.

지금은 엄청난 경험치를 받아, 16레벨이 되어 있었다.

그저 몬스터 하나 잡았는데 말이다.

거기에 80만 골드에 달하는 돈까지 벌었다.

“대단한 거구나 이거... 아참! 테오는?”

나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구덩이를 돌아다니며 테오를 찾기 시작했다.

무사해야 할 텐데... 설마 충격파 때문에 죽은 건 아니겠지?

PK 표식이 남지 않은 걸 보아 그렇지는 않은 듯 했다.

아니면 설마, 그 전에 거인한테 맞았을 때부터 죽었던 건가?

불안한 생각들이 스멀스멀 피어나기 시작할 무렵, 다행히도 테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억! 케엑...”

“테오! 무사했었구나.”

“이거 왜 이래... 내 레벨을 그렇게 낮게 본 거야? 이 정도로 죽지는 않는 다고.”

“후우, 다행이야... 잠깐 우리 지금...”

자연스럽게 반말을 하고 있었네.“이제 와서 뭘 그래. 그냥 말 편하게 하자.”

“아, 그래.”

“그나저나 너, 아까 전에 진짜 대단했어. 어떻게 한 거야?”

“그게 말이지...”

숨겨봤자 득 될 것도 없고, 그냥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아아, 그런 거였냐. 아무리 그래도 연속공격에 추가 데미지는 부럽긴 하다.”

“너무 그럴 것도 없어. 스택 못 쌓으면 방어력도 못 뚫는 데...”

“잡몹 사냥 노가다는 힘들겠지만, 보스레이드 할 땐 정말 강하겠는 데? 탱커라도 좀 구해서 파티 한 번 짜봐.”

“너가 해주면 안 되냐?”

“이거 미안한데, 나도 사실 딜러계열 직업이라... 시작마을 몬스터라 레벨빨 피통으로 잠깐 버틴 거야”

“아...”

“뭐, 그래도 이런 거 재밌긴 하겠다. 파티 생기면 나도 같이 갈게”

“고마워.”

그럼 이제, 퀘스트를 완수해야겠지?

바람기사의 돌풍 갑옷.

대장간인 만큼 수많은 장비들이 있었지만, 퀘스트였던 만큼 내가 가져올 수 있는 장비는 딱 그것뿐이었다.

“오오, 꽤 괜찮은데?”

전신갑옷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옵션 덕분에 오히려 더 빨라진 느낌이었다.

“상태창!”

[이름 : 현우]

[레벨 : 16] [직업 : 과학자]

[HP : 1] [공격력 :1]

[방어력 : 0 (+200)]

[민첩 : 71 (+30)]

[마나, 지능, 신앙 스탯을 요구하는 스킬을 배울 수 없습니다]

[보유 스킬 수 : 3]

HP와 공격력은 여전히 처참했다.

하지만, 민첩은 총합 101이나 되었다.

의도치 않은 스탯 올인(?)과 3주간의 수련장 노가다, 그리고 장비 옵션이 합쳐진 결과였다.

“아참, 테오는 뭘 가지러 왔어?”

“아아, 이거.”

그가 내게 기다란 장검을 내밀었다.

꽤 묵직해보였다.

[용혈(龍血) 장검]

[드래곤 슬레이어]

[거인 대장장이 최고의 걸작!

본래는 평범한 장검이었으나, 어떤 용사가 이를 쥐고 드래곤을 처치하게 되며 피에 흠뻑 취한 드래곤 슬레이어로 거듭나게 되었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 검의 영혼은 아직까지도 또 다른 피를 갈망하고 있다고 한다]

[공격력 +455]

[민첩 –50]

[착용 제한 : 120레벨 이상]

“미친...”

드래곤 슬레이어.

난이도 극악의 보스몬스터인 드래곤을 잡은 검에게만 주어지는 호칭.

착용제한도 높을뿐더러, 대개 엄청난 깡딜을 자랑한다.

“마침 새 검이 필요한 참이었는데, 어떤 정보 상이 이런 대박을 알려주지 뭐야.”

“그 사람, 다음번에 말하면 100골드 정도 쥐어줘라.”

민첩이 엄청나게 깎이는 검이라 나는 착용 못하겠지만, 그래도 탐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 난 슬슬 가봐야 겠다.”

“응, 잘가.”

“시간 나면 다음번에 또 만나자. 친구 추가 해 놓을 게.”

테오는 순간이동 수정을 타고 사라져 버렸고, 순식간에 텅빈 구덩이에는 나만이 남게 되었다.

* * *

“저희 식료품점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 또 찾아와 주세요!”

처치 불가 몬스터를 처치하며 80만 골드나 얻었지만, 의외로 씀씀이 크게 지불할 데가 없었다.

어차피 공격력은 1로 고정이니 검을 살 필요도 없고, 방어구는 이미 있고, 마나나 신앙 같은 게 없으니 장신구도 필요 없고.

여관 같은 건 당장 필요한 건 아니니, 살게 뭐가 있겠는 가.

비상식량이나 한 무더기 샀다.

나는 저번의 그 방어구 상점을 찾아가고 있었다.

퀘스트 완료를 신고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돌아오셨군요. 용케 살아오셨네요.”

“네, 그리고 앞으로는 다른 여행자에게 거인의 대장간에 대해 말씀하지 마세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거인 녀석, 제가 잡고 왔습니다.”

“...??”

가게주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괴물을 어떻게 너 같은 녀석이 잡았냐는 듯 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금세 흥분을 가라앉히고는 중얼거렸다.

“심상치 않은 분이시로군요... 앞으로는 어디로 가실 건가요?”

“아직 제대론 정하지 않았지만, 중앙 왕국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역시 기회의 땅을 찾아 가시는 군요”

가게 주인은 잠시 안으로 들어가더니, 작은 종이 카드를 한 장 가지고 돌아와 내게 내밀었다.

“앞으로 VIP에 올려드릴 테니, 장비가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레어 장비를 위한 퀘스트는 산더미처럼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오, 감사합니다!”

이렇게 과한 대접을 받는 원인이야 불명이었지만, 퍼다 주는 호의를 거절할 정도로 멍청한 건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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